원불교 영산성지를 다녀와서
최 현 민
올해 씨튼연구원 1박2일 종교인 모임은 7월13-14일 영광에 있는 원불교 국제 마음 훈련원에서 가졌다. 용산과 수서역에서 각각 기차를 타고 익산에서 함께 모이기로 했다. 익산 기차역에는 원광대 고시용 교수님과 씨튼연구원 제1기 회원중 한분이셨던 양은용교수님께서 나오셔서 우리를 마중해 주셨다. 오랜만에 양교수님을 뵈니 무척 반가웠다!
우리는 원광대 옆에 있는 원불교 종법원에 가서 경산 종법사님을 뵙고 담소를 나누었다. 종법사님께서는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주셨고 종교인 모임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이셨다. 세계평화를 위해 앞으로 종교인 모임에 이슬람교인도 함께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도 해주셨다. 종법사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그곳을 떠나 영광에 있는 백제불교 최초의 도래지인 법성포로 갔다. <해동고승전>에는 인도의 마라난타 스님이 384년(백제 침류왕 원년) 절강성을 떠나 법성포에 이르러, 백제에 불교를 전해 주었다고 전한다. 그곳의 간다라 유물관에 들어가보니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간다라 불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스 조각의 영향으로 눈이 깊고 코가 높으며 머리카락도 물결 모양을 한 간다라 불상을 보니 새삼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유물관 앞에 크게 조각되어 잇던 마라난타 스님 상을 바라보며 인도에서 영광 법성포까지 위험을 무릎쓰고 긴 여정을 하고 오신 마라난타 스님의 불심이 마음을 뜨겁게 했다.
그곳에서 다시 소태산(少太山) 대종사께서 태어나시고 어린 시절을 보내셨다는 영산성지로 발길을 돌렸다. 우리에게 성지를 소개해주신 분은 농사짓는 김형진 교무님이셨다. 그분은 다른 설명보다도 기억에 남는 건 그분이 지닌 친환경 농업에 대한 철학이었다.
그는 벼를 심을 때 벼 사이의 간격을 다른 논에 비해 넓게 심는다고 한다. “재배 간격이 좁아질수록 습도가 높아지고 그것이 병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재배 간격이 넓게 하면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도 잘 들어오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작물을 넓게 심는 ‘소식재배’를 근간으로 친환경 농사를 이어온 그는 “농부는 생명을 다루는 사람이고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대전제에서 농사를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생명, 살림’이라는 그분의 화두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가 깊은 공감대를 가져야 할 부분이 아인가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영산성지 중 선진포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지금의 영산선원(靈山禪院)에서 1㎞ 떨어진 해변 나루터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구도시절 법성포 장에 가기 위하여 배를 기다리다 입정상태(入定狀態)로 한나절을 서 있던 곳이라고 한다. 진지하게 구도행을 걸으셨던 그분의 행적으로 엿보게 하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시간 관계상 두루 둘러보지 못하고 바로 국제 마음 훈련원으로 가서 짐을 풀고 그날 세미나를 시작했다. 오늘우리가 하게 될 세미나는 조너선 색스의 <차이의 존중> 3장부터 6장까지다. 토론 내용은 따로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