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대화 씨튼연구원’은 매년 네 차례 종교 간 대화를 위한 세미나를 연다. 6월 경북 김천시에서 열린 하계세미나에 참석한 연구원들. 사진 제공 종교대화 씨튼연구원
‘이웃 종교를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며 진리를 향해 함께 순례하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1가에 있는 ‘종교대화 씨튼연구원’의 홈페이지(www.setondialog.or.kr) 인사말은 이런 문구로 시작한다.
천주교 ‘사랑의 씨튼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종교 간의 학문적 대화를 목적으로 1993년 문을 열었다. 종교인들의 사랑방인 셈이다.
씨튼연구원은 출범 당시 서강대 교수로 있던 김승혜 수녀를 중심으로 전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 길희성 전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 등 10여 명이 함께했다.
현재는 인천가톨릭대 교수인 송용민 신부, 이정배 감리교신학대 종교철학과 교수, 중앙승가대 교수인 미산 스님 등 각 종교에서 설립한 대학의 성직자 겸 교수 12명이 타 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원의 활동은 크게 세 가지. 연구원들은 1년에 네 차례 세미나를 여는데 그중 한 번은 1박 2일 동안 사찰과 천주교 피정의 집, 기독교 시설을 돌며 상호 친목을 다진다. 또 성직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웃 종교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종교강좌를 연다. 지금까지 강의 주제는 ‘도교와 그리스도교’ ‘유다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에서의 순례’ ‘그리스도교 시각에서 본 유교의 영성’ ‘그리스도교와 불교의 비교 영성’ 등이었다. 이 밖에 종교 간 대화와 관련된 내용의 서적들을 번역 출판한다.
연구원장인 최현민 수녀는 “다른 종교를 공부해 보니 그 종교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됐다”며 “불교적 시각에서 접근하니 그리스도교가 제대로 보였고 불교의 진리 안에 크리스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미산 스님은 “성직자끼리의 갈등은 서로를 잘 몰라서 생기는 문제인 것 같다”며 “여기서 서로 밥 먹고 차 마시며 공부하다 보니 부처와 하나님의 뜻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