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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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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6-05-19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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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가수 이소라가 눈에 들어왔다.
우연히 <비긴 어게인>이라는 프로를 보게 된 게 계기가 되었다.
<비긴 어게인>는 아일랜드나 영국에 가서 버스킹 공연을 하면서 그 사이에 일어나는 상황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프로그램이었다.
아니 실은 그 프로를 다 본 것도 아니고 3분짜리 토막 동영상을 보았다.
내가 본 장면은 정식무대도 아닌 연습장이었고 거기에는 피아노를 치는 유희열과 기타를 치는 윤도현이 있었다.
이소라는 그들의 연주에 맞추어 <바람이 분다>를 불렀다.
그냥 노래를 연습하는 장면이었는데 노래를 듣던 나는 그만 그녀에게 빠지고 말았다.
 
도대체 누구지? 이소라가?
나는 사실 가수들을 잘 모른다. 아는 노래도 별로 없다.
그런데 그날 나는 이소라라는 가수에게 꽂힌 것이다. 무엇 때문일까? 노래 때문이 아니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노래 부르는 그녀의 모습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그냥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글쎄 뭐라고 할까. 자신의 전존재로 노래 부르고 있었다.
온몸으로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오늘 토요판 한겨레신문에 그녀에 대한 기사가 났다. 그녀는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한다’는 말에 그녀는
“그렇지 않아요.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때부터 이제 더 못할 거예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어요”(한국방송 <유희열의 스케치북>)라고 답한다.
 
그렇다. 그녀에게 노래를 잘한다는 것은 그저 음성으로 노래를 잘 하는 것을 넘은 경지를 의미했다.
그게 어떤 경지일까. 다시 그녀에게서 힌트를 얻는다.
“자기가 하는 일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는 행복할 날이 없어야 돼요, 사실은. 그래야 조금씩, 더,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합니다.”(한국방송 라디오 <이소라의 메모리즈>)
그렇다! 그건 바로 지금 이순간에 만족치 않고 한 발자욱 더 앞을 향해 내 딛으려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노래가 그것을 듣는 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무엇이 되기를 갈망하는 마음이리라.
<바람이 분다>의 노랫가사 중 일부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비긴 어게인>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혼자서만 하다가 같이 한다는 것에 대해 배웠고, 노래를 좀더 편안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함께 노래하면서 그는 그간 노래를 너무 힘들게 불렀음을 깨달은 것이다.
함께 하고, 조금은 더 편안하게 해야겠다....는 그녀의 고백이 울림으로 다가옴은 내게도 그런 면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