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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위기시대에 여성수행자로서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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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4-12-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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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위기시대에 여성수행자로서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가고 있나?

                                                                                                                                                                    최 현 민

나는 여성수행자로서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는 여성수행자에서 ‘여성’이라는 관점보다 ‘수행자’라는 관점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수도자’로서 내가 지녀온 문제의식은 나 자신이 맞닥뜨리는 외부세계와 어떻게 관계맺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계속 성찰하는 데 있다.

지금 내가 외부로부터 받고 있는 자극 중 가장 크게 다가오는 건 ‘폭력의 문제’이다. 지금 한국 상황을 비롯하여 정치적 폭력과 경제적 폭력, 이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폭력,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가치관 속에서 자행되는 경제적 폭력성은 갈수록 심화되어가고 있다.
국가적 차원과 개인적 차원 모두 가진 자들이 자행하고 있는 폭력행사로 인해 가난한 이들이 겪는 고통은 단지 빈익빈 부익부라는 빈부격차 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폭력은 아마존을 비롯하여 제3세계의 산림파괴를 계속 자행해왔고 이로 인한 생태파괴뿐 아니라 그곳에 사는 이들의 삶의 터전까지 잃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량생산을 위한 이러한 생태파괴는 기후 위기의 문제로 확대되면서 홍수 등의 자연재해를 불러 일으켰고 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상실한 제3세계인들이 타국으로 이주해가는 이주민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 현대 정치적 폭력과 경제적 폭력은 자연과 인간의 생존을 위협해 왔을 뿐 아니라 인권 침해 등 온갖 사회적 차별문제를 야기시켜 왔다.
  이러한 폭력이 자행되는 현실을 살아가면서 수도자로 산다는 게 무언지를 다시금 묻게 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몸으로 대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아니면 이 폭력적 행위를 멈추게 해달라고 기도만 하며 살아가도 되는지, 아니면 몸과 마음으로 함께 대처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폭력적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며 살아가되, 인간 내면에 잠재된 이 폭력성의 문제를 더 깊이 숙고하고 성찰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것은 이 폭력성의 근원지가 우리의 사고 안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이원성의 문제와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너와 나를 구분짓고 인간과 자연, 가진 자와 가난한 자, 우리 민족과 타민족, 남과 여, 너의 정치적 가치관과 나의 정치적 가치관 등 이 모든 것을 이원론적 사고로 바라보는 의식적 구조 속에서 폭력성이 이루어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너와 나를 구분짓는 이원론적 사유에서 자유로워지는 길이야말로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가는 열쇄이지 않나 싶다. 

따라서 저는 우리 내면에 뿌리 박힌 이원론적 사고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동양사상 특히 불교나 도가사상의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불교의 연기사상이나 동체대비 사상 그리고 세계와 인간을 유기체적인 틀 속에서바라보는 도가사상은 서구의 이원론적 사고와 인간중심적 사유를 극복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원론적 사유를 극복해가는 과정은 단순히 지식의 습득으로 가능해지는 것 아니라 더 깊은 명상을 통한 성찰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저는 불교명상을 배우면서 무엇보다 이원론적 사고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발견했다.


수행(이나 수도)하는 것은 자기내면을 닦는 과정이다. 우리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도록 수행력이 깊어질 때 우리는 그 힘으로 세상의 폭력에 진정으로 대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종교대화는 서로의 지혜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너와 나의 벽을 부수고 우리가 만나는 모든 존재를 ‘사랑’으로 대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런 마음이 우리 안에서 꽃피어나기 위해 우리 각자를 더 깊이 쇄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모두 각자의 꿈을 지니고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 각자의 꿈은 궁극적으로는 모두 평화와 사랑과 정의를 지향하고 있다. 폭력이 없는 세상, 평화가 꽃피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우리 자신의 꿈을 함께 공유하고 그 꿈을 키워 나가기 위해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넘어 우리 각자의 꿈이 너의 꿈을 만나 더 넓은 평화의 지평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며 우리들의 이 모임이 그 희망의 다리가 되어 주기를 바래본다. (2024. 12. 18 여장수도회 장상연합회 종교대화 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의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