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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이웃종교 이해가 종교 갈등 해결의 출발” - 종교인 사랑방 ‘종교대화 씨튼연구원’ *글마루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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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11-02-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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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봉은사 땅밟기’ 영상으로 인해 잠잠하던 종교 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갈등은 봉은사 전 주지가 개신교 학생들의 사과를 받아들임으로써 일단락됐다. 하지만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종교 갈등은 항상 내재돼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종교 간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최현민 종교대화 씨튼연구원장은 “이웃종교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종교대화의 선결작업”이라며 “이웃종교가 지향하는 삶과 신앙을 이해하면 종교 간 대화가 가능해진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종교 간 벽을 깨는 방법은 대화밖에 없다는 지론이다.

 

◆진리 향한 순례 첫 걸음

 

이처럼 이웃종교를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며 진리를 향해 함께 순례하는 평화로운 사회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고자 지난 1993년 ‘종교대화 씨튼연구원’은 문을 열었다. 다종교사회에서 가져야 하는 성숙한 종교적 인식은 무엇인지에 대한 대화가 물꼬를 트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는 길희성·최근덕 교수, 서종범 스님, 김승혜 수녀 등 초창기 회원을 비롯하여 현재는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등 성직자 겸 교수 10여명이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연구원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연구원은 일본 나고야 난잔대 종교문화연구소의 제의를 받았고 네덜란드 기금회인 포르티쿠스(Porticus)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 시작되었다.

 

◆종교 대화 위한 열정

 

연구원은 정기간행물인 <영성생활>을 중심으로 한 출판과 종교 간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1991년부터 한국 그리스도인의 영성을 우리 문화에 토착시키고자 <영성생활>을 발간해 오고 있으며 종교 간 이해를 돕고자 1994년부터는 종교 간 대화 강좌를 열고 있다.

또한 연구원의 울타리가 되는 종교전문인 세미나를 매년 네 차례 가짐으로써 종교간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 그 중 한 번은 사찰과 향교나 수련원, 피정의 집 등 각 종교기관을 방문하여 1박 2일 동안 세미나를 가짐으로써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를 통해 <선불교와 그리스도교> <그리스도교와 불교의 수도생활> <그리스도교와 무교> 등의 책을 성과물로 내놓았다.

특히 지난 1994년 2월부터 2000년 2월까지 6년간 20차례에 걸쳐 열린 종교인 대화 모임의 발제문과 토론을 정리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화>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자기 종교 중심의 편협함을 탈피해 종교 간 이해에 도달하기 위한 진지한 대화를 지속한 결과물인 셈이다.

최 원장은 “지금까지 종교 간 대화의 시도는 많았지만 형식적이고 원론적인 수준으로 끝나버리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먼 경우도 있었으나 종교 간 대화모임에서 토론과 논의를 함으로써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태 문제에도 관심

연구원은 성직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종교 강좌도 개최한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강좌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지난 1994년부터 2006년까지는 종교 대화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는 생태와 종교를 주제로 현대 생태이론과 종교와 생태학과 관련한 내용을 나누었다. 지난 2003년 10월에는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수행’이라는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관련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2007년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생태위기와 종교적 대안’이라는 주제로 생태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그리스도교를 비롯한 이웃종교에서 찾고자 했다. 올해는 ‘생태영성과 공동체운동’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췄다. 최 원장은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 없이 무조건 다른 종교를 존중하라는 외침은 공허할 뿐”이라며 앞으로도 종교 간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종교 화합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려는 인식 전환부터

최현민 씨튼연구원장이 말하는 종교 상생(相生)

 

“진리는 서로 다른 게 아니라 만날 가능성 있어”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종교 대화’라는 담론은 늘 빠지지 않는다. 이러한 대화에도 불구하고 종교 갈등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최현민 씨튼연구원장은 종교 화합에 대해 “외적으로 드러나는 사회 이슈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내기 위해 '함께 일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하지만 보다 성숙한 종교문화를 이루려면 근본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 원장은 20여년간 불교를 깊이 있게 공부했다. 천주교인인 그불교를 공부하면서 불교영성이 가톨릭 수도자라는 자신의 정체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러한 깨달음은 불교 세계 안에서 자신이 무너지고 부서져 새롭게 태어나는 체험에 이르렀다. 그가 종교 간 대화를 부르짖기 이전에 자신의 내면에서부터 깊은 대화가 이뤄진 셈이다.

 

한때는 자신도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진리관이 상충되는 면 때문에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 원장은 양 신앙 세계에 보다 깊이 들어가보면 “그 진리는 근본적으로 다른 게 아니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따라서 그는 크리스찬들이 우리 문화 속에 깃든 동아시아 종교영성을 이해한다면 훨씬 더 풍요롭게 그리스도교 영성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최 원장의 종교 대화는 이러한 깨달음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어떠한 태도로 종교 간 대화에 임하느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먼저 우리의 내면에서 이뤄지는 종교 간 대화”라며 “이웃종교를 깊이 이해하지 않을 때 ‘봉은사’ 같은 사건은 계속 일어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때문에 종교 간 공존은 자기 종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만큼 이웃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더불어 살아갈 마음자세가 요구된다고 보았다.

 

“진정한 조화와 공존은 여러 종교가 ‘각자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온전한 이해와 존중을 의미합니다. 상대방의 고유성과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존중해줄 수 있을 때 진정한 조화와 공존이 가능한 것이죠. 무지는 맹신과 배타성의 뿌리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천주교, 기독교, 불교, 유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해 오면서 풍부하고 깊이 있는 대화 경험과 자료가 많다. 서로 다른 종교가 만나면서 대립하기도 하고 대화에 임하기도 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씨튼연구원은 이러한 이유로 현 글로벌 문제인 생태에 대한 해결책을 종교 대화를 통해 모색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생태 파괴 또는 위기는 ‘인간중심주의’가 근본적인 이유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연과 새롭게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자연을 자본이나 개발해야 하는 착취의 대상이 아닌 공존해야 하는 대상으로 우리가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한시도 산소없이는 살수 없다. 바로 그 산소는 나무가 하는 광합성 작용을 통해 나온다. 이렇듯이 나는 자연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성이 있다. 자연은 인간자신을 위한 이용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공존해야 할 존재라는 보다 근원적인 존재적 연대성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함께 해야 하는 새로운 관계맺음을 하게 된다. 최 원장이 말한 “생태에 관심을 갖고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며 자연과 새롭게 관계를 맺고자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