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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신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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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신도
신도는 어디에서 생겨났는가? 신도신앙 자체는 일본고대 역사 이전부터 있었던 신앙인데 신도라는 명칭이 생긴 것은 720년대경이다. 신도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기 전에 토착 신앙으로 변변히 이어져 왔는데 일본 서기라는 일본 역사책에 ‘신도’라는 말이 처음 등장하고 있다. 이는 제31대 요메이 천황 즉위 전기에 수록이 되어 있는데, “천황은 불법을 믿었고 신도를 존숭했다.”고 나와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신도라는 말이 외래종교인 불교를 만나면서 생겨났다는 사실이다. 외래종교를 만나면서 자신의 토착신앙에 신도라는 명칭을 붙인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일본사람들은 외래종교를 접하면서 자신들의 종교를 의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때부터 신도라는 명칭이 생겨났고 교의적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은 그 이후에 이루어진다.
1. 의례신도
신도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다양하지만 그 안에 공통된 견해가 있다. 그것은 신도란 일본에 들어온 외래종교와 구별되는 일본 고유의 종교라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신도에 대한 정의가 일본 고유의 종교라는 측면에서는 일치한다는 점이다. 일본문화청에서 출판한 종교연감에는 신도를 이렇게 정의 내리고 있다. ‘신도란 일본 민족의 고유한 신인 가미및 신령에 관련된 신념을 기반으로 발생 전개되어 온 것을 총칭한다.’
신도 중에서 의례로서의 신도란 무엇인가? 진쟈란 신도의 신에게 제사 지내는 곳이다. 이 진쟈를 중심으로 한 종교행위를 신도 의례라고 한다. 원시 신도인 –고신도라고 말하는데‐ 오래된 원시 신도의 형태에서는 일정한 장소에서 의례가 행해진 것이 아니라 임시 시설안에서 집전이 되었다. 그 의례가 마쯔리였고 마쯔리가 끝나면 임시로 설치된 시설은 철거되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신도가 생겨났을 때부터 고정된 신사라는 건축물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유동성 있는 의례를 집전했는데 이 신사가 생긴 유래는 불교가 들어오면서 불상을 모실 수 있는 사찰을 보고 만들어진 것이라고 본다. 그런 외래 종교들이 유입되면서 신사라는 건물이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신사 건물에 들어가면 도리라고 해서 신사 입구에 세워진 u자 모양이 있다. 이것은 여기서부터 신성지역이라는 도시이다. 신이 거하는 신성지역이라는 장소적인 의미를 띤다. 입구에 들어가면 진쟈를 수호하기 위해 세운 한 쌍의 사자상이 있는데 고마이누인 해태상이다. 들어가면서 하이텐이 있는데 바로 일반인들이 신께 참배하는 장소이다. 더 들어가면 혼텐 또는 신텐이 있는데 신께 예배 드리는 전을 의미한다. 신이 거하는 곳이다.
그러면 신텐 안에는 무엇이 있는가? 신도 신의 특징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체()란 무엇인가? 예배를 드리는 신 –가미라고 했을 때 동물이나 인공물도 신이 될 수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가미가 될 수 있다. 뱀, 원숭이, 사슴, 늑대, 수목, 바위 모두 신이 될 수 있다. 인공물도 거울, 검, 구슬 이런 신기는 모두 가미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있다. 산이 신이라고 하면 신텐에 산을 옮길 수도 없는데 어떡해 해야 하나? 그럴 때는 신텐이 없다. 예를 들면 미와 진쟈라는 곳에 가면 하이텐만 있고 신텐이 없다. 여기서 모시는 신이 미와산이기 때문이다. 산 자체가 혼텐이 되는 것이다.
(1) 마쯔리
신도의 의례인 마쯔리는 신사 안팎에서 이루어지는데 신사 안에서 하는 의례는 정월 초하루에나 오미야마에리 등이 있다. 이에 반해 마쯔리는 신사 밖으로 나와 마을 촌락공동체 전체가 모여 드리는 형태가 오늘날 훨씬 더 흥행하고 있다. 민속학자 야나기다 쿠니오는 마쯔리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일본에서 신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신사의 마쯔리뿐이다.’ 그 만큼 마쯔리는 신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다른 나라와 일본을 비교했을 때 토착종교가 이렇게 명맥을 이어온 나라는 그렇게 흔치 않다. 일본이 거의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마쯔리는 신도가 오늘날까지 일본에서 그 명맥을 이어올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 전국민이 함께 한 마을 공동체가 함께 드리는 축제, 전통문화로 자리매김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신도 의례인 만쯔리의 기원은 <고사기(712)>나 <일본서기(720)>에 잘 드러나 있다. 이 안에서 마쯔리는 원래 신에게 올리는 제사였고 원시적인 제례형태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유래를 살펴보면 신을 기리는 의식이라든지, 죽은 혼령을 위해 드리는 의식이 있는가 하면 여기는 농경사회이니까 풍작을 기원하는 봄에 드리는 풍작기원 마쯔리나 추수에 대한 감사 마쯔리도 있다. 이러한 농경의례로서의 마쯔리가 있기도 하고 가내의 평안이나 사회안정을 기원하는 마쯔리도 있고 연 평균 2400회가 넘는 마쯔리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언제라도 일본에서 마쯔리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거리로 나올 때 신의 상징물을 모시고 나오는데 미코시나 다시라고 하는데 미코시는 전통복장을 입은 젊은이들이 신위를 모신 가마를 지고 나오는 것이다. 다시라는 것은 수레가 있어서 끄는 것이다. 가마를 메고 나오면서 제관이 제사를 드리고 같이 노래하고 춤추고 먹고 하는 것이다. 주로 도시에서는 여름에 많이 행해지고 농촌에서는 주로 가을에 많이 행해진다고 한다. 그 이유는 도시 같은 경우는 여름의 질병, 전염병을 퇴치시켜 달라는 의미에서 그렇다. 특별히 기온마쯔리가 유명한데 기온마쯔리의 기원 역시 그것이다. 가을에는 주로 추수감사에 대한 축제로서 추수감사와 함께 다음해 풍년을 기원하기 때문에 가을에 한다. 미코시나 다시를 끌고 나와서 마을 전체가 신성시된다고 생각한다. 세속적인 거리가 신성한 거리로 변화된다. 마쯔리에 참석한 사람의 더러움도 씻겨진다. 이러한 이유들이 마쯔리가 현대 사회안에서 이어진 이유 중의 하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메이지 유신 시대에 와서 신도는 국가 신도가 된다. 즉 종전의 신도 형태로부터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이다. 진쟈의 숫자도 규제하고 쓸데없는 것을 없애버리는 등 경직화되는데 국가 정책에 묶이는 형태가 된 것이다. 신도가 형식화되면서 자칫 소멸 위기까지 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어진 이어져 온 것은 마쯔리 때문이다. 마쯔리는 동적인 측면과 정적인 측면, 양 측면을 갖고 있다. 동적인 측면이라면 모든 이가 참여하여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고 정적인 측면이라면 공식적인 마쯔리의 날을 맞아 1년간 부지런히 일하고 에너지를 축적했던 것을 마쯔리에서 풀어내는 것을 말한다. 일본 사람들은 자신이 맡은 일을 무척 열심히 한다. 마쯔리에서 그간에 쌓인 것들을 발산함으로써 정화되어 마치 새로워진 사람처럼 다시 삶을 살아가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살아있는 맑음’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가톨릭에서 고백성사를 함으로써 영혼이 깨끗해진다고 생각하듯이 마쯔리를 통해 몸과 마음이 모두 깨끗해진다고 생각한다. 일본인들은 더러운 것‐박 –이라고 표현하는데, 마쯔리에 참석하면 다 씻겨진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에서처럼 원죄의식 같은 뿌리깊은 죄의식은 없다. 일상에 찌들어서 더러워진 것을 마쯔리에 참여하면 깨끗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쯔리는 오늘날도 일본문화 전통에서 주축이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쯔리가 원래 촌락공동체의 집단 기원이었다가 개인기원으로 바뀌었다. 그 이유는 농경사회에서 도시사회로 바뀌면서 개인주의적 생활 패턴이 퍼지면서 공동체적 기원에 개인 기원의 형태가 추가된 것이다. 게르만 민족에게는 그리스도교가 유입되기 전에 고유한 민족 종교 신앙이 있었다. 그런데 그리스도교가 들어오면서 토착 신앙이 다 사라져버렸다. 그에 비해 일본은 외래종교 문화의 수용 속도가 빨리 들어왔지만 자신의 토착 신앙과 섞지 않고 고유하게 자신들의 삶의 뿌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한 차이이다. 일본은 자신들의 토착 종교가 외래 종교를 수용하면서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일본 신도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쯔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3대 마쯔리인 칸다 마쯔리, 기온 마쯔리, 텐진 마쯔리에 대해 살펴보자. 칸다 마쯔리는 도쿄에서 행해지는 마쯔리로 5월 12일~ 16일까지 도쿄의 칸다 구에서 도쿄 시내를 돌면서 행해진다. 미코시 축제라고 하는데 도시 전체와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 전체를 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마쯔리이다. 두번째 기온 마쯔리는 교토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사실상 형태, 크기, 규모, 호화로움, 전통적인 측면에서 가장 유명한 마쯔리이다. 7월 1일부터 29일까지 행해지는데 절정은 17일부터 24일이다. 이 마쯔리의 특징은 다른 마쯔리와 차이가 있는데 다른 마쯔리는 역사적 인물을 미화시킨다거나 하는데 기온마쯔리는 교토가 794년에 수도가 되었을때 사람들이 수도 교토에 많이 몰려 도시의 위생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역병이 돌았다. 특히 869년에 큰 전염병이 돌았을때 많은 이들이 이로 인해 죽어가니까 이것을 막을 방법으로 제사를 지낸 것이다. 추모 행사와 함께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한 어령? 에 기원을 두었다. 원령의 혼을 달래주고 병을 옮기는 신 – 가미라고 불리는 것 중에 악신, 선신 등 다양하다. 악신이 전염병을 유발했으니까 이 악신에게 제사를 드리며 기원하는 것이다. 이것이 마쯔리의 기원이 되었다. 오늘날 역병은 사라졌으나 옛날 교토에서 시작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다. 텐진 마쯔리는 오사카섬에서 하는 수상축제이다. 100척의 배가 강을 건너는 수상축제이다. 7월 24일에서 25일까지 행해진다. 유래는 949년에 천만궁이라는 영주가 사는 궁 근처 해변에 가미호코라고 그래서 창과 도끼의 구실을 하는 무기들을 바다에 띄운다. 그것이 떠다니다가 어디에 도착하면 그 장소에서 제사를 펼치는 것이다. 제단을 마련하고 제사를 드렸던 것에 기원을 두고 있다. 텐진 마쯔리에서 사람들은 배를 타고 거기를 지나가는데…당시의 영주들은 굉장히 많이 싸웠었다. 그런 것과 연결되면서 신에게 자신의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로 텐진 마쯔리가 치러졌던 것이다.
2) 신도신화
본래 신도는 처음부터 신화를 체계화시킨 것은 아니다. 일본신화는 일본의 오래된 역사서인 고사기, 일본서기에 나온다. 고사기와 일본 서기에 기반을 두었다고 해서 기기(記紀)신화라고 한다. 신화가 일본 사람들의 삶의 자리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측면들이 있다.
첫번째로 볼 것은 일본의 국토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하는 국토 기원과 국토 탄생 신화이다. 줄여서 국생 신화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여기에 신들이 많이 등장한다. 중요한 신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별천신(고토아마쯔 가미)가 다섯 있다. 태초에 카오스 상태였고 혼돈의 상태였다 우주에 맑은 기운이 위로 올라가면서 하늘이 되었고 탁한 기운이 내려가면서 땅이 되었다. 천지가 생긴 것이다. 카오스 상태에서 맑은 기운과 탁한 기운에 의해서 하늘과 땅이 되었고 이때, 하늘에 신들이 사는 곳을 고천원()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다섯 신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 신에 대해서는 고사기나 일본 서기에 그렇게 많이 언급되지 않는다. 그냥 고천원에 사는 다섯 신이 있었다 라는 식이다. 이건 이 신들이 국토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런 신들을 사라진 신, 숨은 천신이라고 한다. 종교학자 엘리아데에 의하면 사라진, 숨은 신을 데우스 오티오수스(Deus Otiosus)라고 한다. 숨은 신이고 하늘 높은 곳 고천원에 있어서 인간의 역사에 깊이 간여하지 않는 신이다. 이것은 유일신이 일본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과도 연관된다. 너무 하늘 높은 곳에 있어서 인간의 삶과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일본의 가미는 마을의 산이나 바위 등 아주 가까이 있다. 그러나 고천원에 있는 신은 너무 멀리 있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침묵하는, 게으른, 한가한 신. 하늘 높이 후퇴하고 있는 신이라고 부르고 이런 신에게 일본사람들은 제사 지내지 않는다. 고천원은 기능적으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 다음에 직접적으로 일본이 형성되는데 영향을 주는 신은 두번째로 나오는 신이다. 가미오 나나요()라는 신이다. 열두 신 칠대...열두 신인데 다섯 쌍의 배우자 신이 나오고 그 외에 두 신이 나오는데 신들의 이름보다는 다섯 쌍 배우자 신에 두 신을 합쳐서 12신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우리가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은 다섯 쌍의 배우자 신이 남매간이라는 사실이다. 남매간이니 근친상간인 것이다. 사실 일본 신화만이 아니라 그리스신화에도 근친상간의 신들 이야기가 나온다. 왜 근친상간의 메타포를 쓴 것일까? 어떤 차이성을 없애고 무마시키고 어떤 원초적인 상태로 복귀하기 위해서이다. 남매간은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잖은가. 그것은 이런 원초적인 카오스로 돌아가기 위해서이다. 돌아감을 통해서 새로운 창조가 가능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한 것이다.
다섯 쌍의 배우자 신 중 가장 중요한 신은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신이다. 단순히 이 신의 이름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들은 일본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다. 이자나기가 남자이고 이자나미가 여자로서 남매다. 이 신화는 이 남매 신이 근친상간을 통해 일본 국토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일본 국토는 본래 이렇지 않았는데 고천원에 사는 신들이 이자나기, 이자나미 신에게 명령을 내녀 표류하고 있는 일본 국토를 단단하게 만들라고 했다. 그래서 이들은 천신으로부터 받은 명령에 따라 천신들이 이자나기, 이자나미에게 준 보석으로 만든 보석창을 갖고 천상의 다리 위에서 바닷물을 휘저었다. 그러니까 창 끝에서 소금물이 굳어지면서 작은 섬들이 생겼다고 한다. 이 섬들이 지금 일본의 섬들이다. 이 작은 섬들에 이자나기 이자나미가 내려와서 기둥을 세으니 이것은 마치 엘리아데가 말한 우주목과 비슷하다. Cosmic tree라고 해서 세계의 축이 되는 우주목에 대해 우주가 창생되고 인간이 창조되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일본은 이런 메타포를 갖고 자기 나라가 형성되는 것은 연결시켜 설명하고 있다. 국토 창생의 기원을 마치 우주목에 맞추어서 이렇게 설명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신화이다. 이자나기 이자나미에 의해서 자그마치 14개의 섬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이자나미 이자나미 신화는 일본 국토를 창생했다는 차원을 넘어 둘 사이에서, 섬뿐만 아니라 신들도 만들어진다. 가업신, 강신, 바다신, 나무신, 바람신, 곡물신 등… 35명의 신이 만들어지는데 너무 많이 신을 만들어내다 지친 이자나미는 마침내는 불의 신을 낳다가 불에 타서 죽게 된다. 이렇게 죽은 이자나미는 황천국에 가게 되었다. 이자나기는 자기 여동생이자 부인인 이자나미를 못 잊어 황천국을 찾아왔다. 이자나미를 데리고 가려 하니까 이자나미가 이렇게 얘기를 한다. ‘내가 여기에서 나가려면 황천에 사는 신에게 의논을 해야 한다. 내가 의논할 때까지 당신이 나를 봐서는 안 된다.’ 나갈 때까지는 돌아보지 마라. 그렇지만 꼭 돌아봐서 문제가 생기고. 그렇게 이자나미가 이자나기에게 보지 말라고 했는데 이자나기가 궁금증을 못 이기고 돌아서서 봐 버린 것이다. 보니까 이자나미는 예전의 아리따운 모습은 없고 몸에는 구더기가 끓고 얼굴은 무시무시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이자나기는 너무 놀라 줄행랑을 쳐 황천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이자나미는 이자나기가 자신을 봤다는 걸 알고 황천에 있는 모든 귀신들을 데리고 이자나기를 잡으러 나선다. 결국 이자나기는 겨우 황천에서 도망나온다. 그러다 둘이 대화를 하는데 이자나미는 ‘내가 하루에 천 명씩 죽이겠다.’며 일종의 저주를 한다. 이자나기는 ‘그럼 내가 하루에 천 오백 명씩 태어나게 하겠다’고 말한다. 이렇게 생명에 대한 측면이 이자나기와 연결되어 전개된다.
이자나기는 황천에서 나와 강가에 가서 황천에서 묻은 더러운 것들을 씻어낸다. 바로 이것이 일본인들이 사후의 세계를 더러운 세계로 생각하는 것과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이러한 정화의례가 신도에서는 미소기 하라에 의식으로 자리잡는다. 미소기 하라에가 도대체 무엇일까? 일본 사람들은 매일 샤워를 한다. 이런 것과 연결되어 있다. 신도는 예부터 깨끗해지는 것 청정해지는 것을 굉장히 중요시했다. 그것은 이자나기가 황천에 가서 묻은 더러운 것들을 씻어낸 것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미소기라는 것은 몸의 부정을 씻어내는 의례이다. 이자나기가 강가에 가서 몸을 씻듯이 목욕재계를 하는 것이다. 보통은 소금물이나 바닷물로 목욕한다. 여러분들 스모 시합하는 것 본 적 있는가? 들어갈 때 선수가 뭔가를 뿌리는데 그것이 바로 소금이다. 그것 역시 미소기의 일종이다. 소금을 뿌리면서 더러움을 씻어내는 의식을 하는 것인데 그것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묘에 가서도 물을 뿌리고 진쟈 입구에서 손을 씻는 것도 모두 미소기와 연관되어 있다. 이처럼 일본 사람들 삶의 자리에는 미소기 의식이 굉장히 강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기원은 바로 이자나기 신화에 있는 것이다.
미소기와 유사한 것으로 하라에 의식이 있다. 이것은 물 속에 들어가는 대신에 신령의 모형을 한 인형을 가지고 종이 같은 것으로 만들어 각자의 몸에 비빈다. 우리에게 묻은 더러운 것을 인형에 묻혀서 그 인형을 강물에 띄워 보낸다. 이를 하라에 의식이라 한다. 히나 마쯔리는 일본의 어린 여자아이들이 주로 하는 것이다. 부유한 집 여자 아이들은 히나 마쯔리를 할 때 썼던 인형들을 차곡차곡 쌓아놓는다. 박물관에 가면 영주의 딸들이 히나마쯔리를 할 때 썼던 인형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 있다. 여자아이의 기원을 위해 바치는 건데 이것도 하라에 의식과 연결되는 것이다.
남자애들은 단오라고 해서 5월 5일에 축제를 하는데 이때 고이노고리에서 고이는 일본어로 잉어를 의미하는데 잉어는 상류에서 역류해서 다시 하류로 간다. 그래서 고이노고리를 각각 집집마다 걸어놓고 창포 태운 물로 목욕을 시킨다. 창포는 나쁜 병을 물리친다고 생각했고 잉어 역시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그 힘을 닮아서 남자아이가 출세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의식이다. 여자아이는 히나마쯔리, 남자아이는 단오와 같은 의식들이 이자나기 신화와 연결되는 측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