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모임
씨튼연구원은 영성의 토착화와 종교간의 학문적 대화가 목적입니다.
컬럼

진관사에서의 씨튼연구원 종교인 모임을 다녀와서 ...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06-20 11:54

본문

진관사에서의 씨튼연구원 종교인 모임을 다녀와서----최현민 

 

지난 619, 종교대화 씨튼연구원은 진관사에서 종교인 모임을 가졌는데 5개종단에서 10분이 참석했다. 이 모임은 매년 네 차례 열리는 씨튼연구원 종교인 모임 가운데 한 차례로, “한 번은 이웃 종교의 종교시설을 찾아가 그들의 의례에 함께 참여하고, 서로의 삶과 신앙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모임 장소인 진관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비구니 사찰 가운데 하나이다. 천년고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넗은 도량이어서 경내를 둘러볼 때 카트를 이용해야 할 정도였다. 주지 스님께서는 싱가포르 출장 중이셔서 미산스님과 함께 전화로 감사인사를 드렸는데 우리 모임을 따뜻하게 맞이하라고 제자 스님들께 미리 말씀해 주신 덕분에, 정성 어린 환대와 세심한 안내를 받으며 편안하게 머물 수 있었다.

 

모임의 시작은 불교사찰음식 명인이신 계호 스님께서 이끌어 주신 차 명상이었다. 보이차와 과일을 나누며 담소를 나눈 시간은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고요를 되찾게 해주었다. 이어서 미산 스님께서 소리명상과 침묵명상을 인도해 주셨다. 소리 속에서 자신을 모으고, 침묵 속에서 자신의 깊은 내면과 마주하는 명상을 통해 흩어진 마음을 모을 수 있었다.

 

명상에 이어 송용민 신부님과 이공현 교무님의 발제가 있었다. 윌리 톰슨의 노동··권력을 중심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종교인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해 함께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발제는 단순한 이론적 논의를 넘어 각자의 삶과 체험을 비추어 보게 했고, 참석자들은 진솔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의 생각과 고민에 귀 기울였다.

 

점심 식사 후에는 진관사 경내를 둘러보았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독립운동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현장을 직접 만난 일이었다. 몇 해 전 진관사에서 발견된 태극기는 19193·1운동 당시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백초월 스님께서 숨겨 두었던 것이었다. 오랜 세월 벽 속에 감추어져 있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 태극기를 직접 보는 순간, 감동이 밀려왔다. 일장기에다 태극기를 그려넣은 그 국기 안에 선열들의 용기와 희생, 그리고 자유를 향한 간절한 염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세미나 후 이어서 한 토론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종교지도자로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어떤 자세로 이 혼탁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나누었던 점들이 감사했다. 이 모임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뒤에서 수고해주신 진관사 스님들께도 감사드린다!

 

의인 몇 사람만 있어도 세상을 멸망에서 구할 수 있다는 구약성경의 희망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살아 있는 희망으로 다가오기를 기원해 본다. 함께 모여 대화하며 나누었던 그 따뜻한 에너지가 우리 각자의 삶과 공동체 안에서 희망의 불빛이 되기를 소망하며, 뜻깊었던 하루를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