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민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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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연구

토마스 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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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10-03-0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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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베리의 생태신학


                                                                      최  현  민


1. 베리의 생태사상


베리의 생태사상은 인류의 역사에 대한 역동적 이해, 진화론적 과학, 전통종교의 영성을 통합한 이야기 형태를 취하고 있다. 특히 그는 과학과 종교적 통찰을 통합시킴으로써 이를 통해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1 역사에 대한 역동적 이해


 베리는 인간역사의  단계를 부족 샤마니즘적, 종교문화적, 과학기계 기술적, 생태적 시대로 분류한다. 이러한 분류 방식은 역사를 신의 시대, 영웅의 시대, 인간의 시대로 분류했던 18세기 이탈리아 역사학자 지암바티스타 비코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베리는 비코로 박사논문을 썼다.) 베리가 분류하는 인류 역사의 각 단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부족/샤머니즘적 시대는 우주의 궁극적 신비에 대한 인간의 감수성이 발달한 시기이며, 종교/문화적 시대는 인류 역사상 위대한 문명의 시기로 사회의 계층화, 세련된 종교 의식, 논리 정연한 이론들과 영성을 수련하는 방법들이 발달하였다. 세 번째 단계인 과학기계, 기술의 시대는 과학과 기계기술을 통하여 인류 생활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공헌을 하였지만, 동시에 지구 생태계를 대규모적이고 무차별하게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한 시기이다.

생태대(the Ecozoic)가 바로 인류가 가야할 네 번째 단계이다. (베리는 그의 초창기 글에서는 생태학적 시대(the ecological age)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가, 후기에는 생태대라는 표현으로 바꾸었다.) 이는 생태문제에 대한 그의 관점이 문명사적 관점에서 지질학적 관점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리는 인간 역사 발전에 있어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역사성에 대한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베리가 생태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에 있어서 떼이야르 드 샤르댕의 우주관이 알프레드 화이트헤드의 우주관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베리는 화이트헤드가 실제적이고 역사적인 시간에 대한 분명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한다. 화이트헤드는 시간의 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나 시간의 현상적 실제 안에서 총체적 역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그는 우주를 유기체로서 전체적이고 완전하고 상호작용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나 우주가 어디로 가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2 떼이야르의 진화론적 통찰


 베리는 그의 생태사상을 구성함에 있어 떼이야르의 진화이론에 많이 의존한다. 첫째, 떼이야르는 우주의 진화과정을 은하계, 지구, 생명체, 그리고 인간의 진화의 네 단계로 나누고, 이 네 단계의 진화 과정이 우주 전체의 진화 과정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둘째, 떼이야르는 진화론적인 과학의 관점에서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그는 생애에 걸쳐 과학과 창조 세계를 통합하는 일을 추구했다. 이 과제 실현을 위해 떼이야르는 존재와 실체에 의존하는 창조론 대신에 되어감과 과정에 의존하는 진화론을 이용한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교 가르침에 대한 떼이야르의 재해석은 다윈의 진화론에 정초한 해석이며, 그런 면에서 성서와 전통적 교리가 전제하는 정적인 우주관에 근거한 해석과는 다른 설명 방식을 취한다. 셋째, 떼이야르사상은 낙관주의이다. 그는 진화의 목적을 오메가 포인트 또는 그리스도라는 복합화 의식이고 인간은 진화론적인 과정을 통하여 오메가 포인트를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피조물로 보았다.

베리는 떼이야르로부터 다음 세 가지를 배웠다고 말한다. 우주는 처음부터 물리적이고 물질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심리적이고 영적인 차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 우주와 인간 이야기는 한 이야기의 두 가지 면이라는 것, 구원과정에 대한 지나친 관심에서 창조과정에 대한 새로운 관심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베리는 떼이야르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다른 한편 떼이야르와 일정한 거리를 둔다. 그것은 떼이야르의 사상은 현대 과학 기술에 대해 지나친 낙관주의와 극단적인 인간중심주의가 들어있다는 점때문이다. 베리는 떼이야르 사상에 들어있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한 태도는 포기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인간은 자연에 대하여 지배적인 파괴자가 아니라 전체 지구 공동체와 공존하는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떼이야르는 “과학 이야기를 종교적 담화의 맥락 안에 합치시키려고 노력하는” 반면, 종교와 과학이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즉 과학은 물질적인 차원이 관련이 있는 반면, 종교는 영적인 차원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베리는 새로운 발견에 따라 계속적으로 수정되는 과학이론과 시대의 필요에 따라 계속 확장하는 종교적 체험에 대하여 열린 자세를 유지하면서 둘의 종합을 시도한다.


2.3 전통종교의 생태지혜


 베리는 전통종교가 지닌 생태적 지혜를 적극 수용하고자 한다. 그는 전통종교들이 현대인들의 우주적 경험설명에 한계가 있다고 보나, 전통종교가 순환적 우주개념을 지녔기에 생태적 해법을 제공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베리는 인간 영성의 전체성을 실현하고 생태적 상처들을 치유하는데, 아시아 종교들의 공헌을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종교들로부터 그는 자연세계의 신성함, 인간과 자연의 유기적 관계, 모든 생명체에 대한 깊은 사랑, 대우주와 소우주 간의 상호의존적 관계를 높이 평가한다.또한 그는 토착종교들도 서양의 산업 문명에 의해 야기된 생태위기를 치유할 수 있는 귀중한 생태적 지혜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본다. 베리는 그리스도교로부터 역사를 통해 하느님 계시를 이해하는 방식과 역사적 역동성에 근거해 이상세계를 이 세상에 실현시키고자 하는 역사적 추진력에 대한 강조를 그의 생태사상의 주요 요인으로 받아들인다.


2.4 지속가능한 미래: 생태대


 베리는 인류의 미래 앞에 두 가지 선택이 놓여 있다고 본다. 하나는 기술대(Technozoic)이고 다른 하나는 생태대(Ecozoic)이다. 기술대와 생태대라는 용어는 인간이 만들어 가고자 하는 문명에 지질학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하여 베리가 고안한 용어이다. 기술대는 인간이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자연을 착취하고 조작하는 문명형태이고, 생태대는 인간이 자연과 함께 존재하면서 함께 진화하는 문명형태이다.

베리는 이 양대 안에 긴장이 있다고 본다. 이것은 바로 자연을 계속적으로 착취하려는 자본주의자들과 자연세계를 보전하려는 생태주의자 사이의 긴장이라 할 수 있다. 그 예로 다음을 들 수 있다. 자연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한 MIT의 로버트 소로우에게 노벨 경제학상이 수여된 반면, 나무들의 생명이 자신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헌신한 칩코운동의 여성들에게 대안 노벨상1)이 수여되었다. 노벨상은 기술대 의식을 대변하는 반면에, 대안 노벨상은 생태대 의식을 대변한다. 베리는 생태계를 실현시키는 과제는 전적으로 인간의 결정과 투신에 달려있다고 본다. 지구의 지각 형성 시기에는 지질학적 영역이, 대기와 물을 형성하는 시기에는 화학적 영역이, 생물체의 출현과 진화에 있어서는 생물학적 영역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듯이, 생태대를 출현시키는 데에는 인간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베리는 생태대를 실현하기 위해서 인간 의식의 근본적인 변화와 지구 차원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 핵심 역할을 하는 네 가지 사회 체제, 즉 정치, 경제, 대학 그리고 종교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로, 베리는 현재의 정치 체제는 국가나 인간의 이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하며, 지구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는 새로운 정치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구는 하나의 실재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구를 부분적으로 구원할 수 없으며,”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나라간의 연합(The United Nations)이 아니라 종들의 연합(The United Species)이 필요하다”라고 베리는 주장한다. 더 나아가 인간의 권리만이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정치 체제는 “민주주의(democracy)에서 생명주의(biocracy)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목적을 위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의 헌법 체계는 근본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1982년 유엔 총회에서 통과한 “자연을 위한 세계 헌장”은 새로운 정치적 법적 체계를 위해 매우 중요한 첫걸음임을 베리는 지적한다.

 둘째로, 현대의 경제 체계는 자연 세계가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이런 사고방식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괴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베리는 “지구 경제학의 온전함을 유지하는 것이 어떠한 인간 경제학 프로그램의 최우선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구 경제학이 건강하면 인간 경제학도 건강할 수 있지만, 지구 경제학이 부도에 이르다면 인간의 회사들도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이다.

셋째로, 베리는 현대의 대학 체제도 근본 원리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의 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들은 지나치게 인간중심주의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인문학적 내용들은 인간과 자연 세계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고양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 대학의 교육내용들은 “자연세계와 친밀한 현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세계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확대시키는 역할로 준비시키고”있다고 베리는 비판한다. 베리는 대학에서 다음 세대가 생태대 실현을 위하여 적합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새로운 대학 교과과정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그 교과과정에 의하면, 모든 학과들은 베리가 제안하는 우주론을 기본적인 맥락으로 받아들이도록 권유하고 있다.

 넷째로, 전통종교들은 그동안 자연세계가 인간에게 가장 우선적인 계시적 경험임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소홀하였다고 비판한다. 특히 그리스도교는 자연세계에 깃든 신성한 계시를 소홀히 하였고 성경을 통한 계시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현대의 생태위기에 대하여 그리스도교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한다. 현대세계에서 인간들은 자살, 살인, 종족살해 등에 대해서는 민감하지만 생태계와 지구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윤리 원칙을 가지고 있지 않다. 베리는 “생태계파괴(biocide), 지구 파괴(geocide)와 같은 절대적 악을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윤리 원칙”을 가져야 함을 지적하면서 종교적 가르침도 그 강조점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생태신학의 전개


3.1 가톨릭 교회의 응답


  1979년 요한 바오로 2세는 프란치스코 성인을 환경운동의 수호성인으로 정하면서 모든 신자들에게 환경운동에 앞장설 것을 촉구한 일이 있다. 또한 1990년 1월 1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하느님과 함께 하는 평화 모든 피조물과 함께 하는 평화”라는 평화의 날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교회는 본격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해 발언하기 시작했다. 이 문헌은 환경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첫 번째 교회의 공식 문헌이다.

 또한 1990년 5월 한국 서울에서 개신교와 가톨릭교회가 함께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 세계대회(JPIC Conciliar Process)를 개최했다. JPIC란 Justice Peace and Integrity of Creation의 뜻으로 하느님의 창조물인 환경을 하느님의 뜻대로 보전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대회는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의와 함께 창조질서를 보전해야만 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 후 교회의 사회운동 패러다임은 ‘정의 평화’에서 ‘정의 평화 환경’으로 바뀌었다. 즉 오늘의 주제가 정치 경제만이 아니라 환경까지 포함하는 것도 변화된 패러다임을 반영한 것이다.


3.2 생태신학의 흐름


 현재 그리스도교에서 전개되는 생태신학은 몇 가지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학과 신학과의 대화, 구원영성에서 창조영성에로의 전환, 생태해방신학, 생태여성신학, 생태윤리 정립을 위한 종교간 대화, 생태적 관점에서 전통적 신학 주제의 재해석, 생태영성의 정립 등이 그것이다.

 생태신학의 기초를 이루는 논의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이다. 현대에 들어와서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처음 시도한 학자는 떼이야르 드 샤르댕(Teihard de Chardin, 1881-1955)이다. 가톨릭 사제이면서 고생물학자인 그는 현대 과학의 통찰인 진화론의 관점에서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설명하고자 시도함으로써 진화와 창조가 서로 상충되지 않음을 설명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떼이야르의 시도는 베리에게 계승되었다. 베리는 그리스도교의 창조이야기와 과학의 우주 진화이론을 통합하여 새로운 우주론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의 우주론은 “우주 이야기에 대한 과학적 설명으로부터 유래하는 신빙성과 신앙전통의 영성에 의하여 투과된 의미를 포함하는 새로운 창조신화로서 ”경험적 과학과 직관적 지혜가 서로 엮여져 있는 이야기이다. 자료로서는 과학적인 차원을 지니고 있으며 이야기로서는 신화적 차원을 지니고 있으며, 이 신화적 차원이 우주론을 과학적 자료로부터 종합적이고 영성적인 전망으로 고양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베리의 우주론적 생태사상은 그리스도교의 생태신학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생태신학 논의에 가장 먼저 참여한 학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 (preferential option for the poor)라는 기치 아래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던 해방신학자들이다. 이들도 처음에는 생태적 관심이 제1세계에 속한 부유한 사람들의 한가한 관심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곧 그들은 생태적 관심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긴박한 주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환경파괴의 첫 번째 희생자가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해방신학자인 레오나르드 보프의 저서들은 이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성신학자들도 생태신학 논의에 참여하였다. 가부장제도가 여성억압의 도구만이 아니라 자연을 파괴하는 문명형태라는 것이 학문적으로 연구되면서 여성 해방은 자연스럽게 자연 해방을 동반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로즈메리 류너나 샐리 맥페이그의 저서들은 여성신학이 여성생태신학으로 심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생태신학의 또 다른 흐름으로는 전통적인 신학 주제들을 생태적 과점에서 재해석하는 시도들이다. 대표적으로 위르겐 몰트만은 『창조 안에 계신 하느님』에서 삼위일체 하느님을 범재신론 (panentheism)적으로 설명하면서 생태신학을 전개하고 있다. 성부는 초월적인 하느님을 드러내지만 성자와 성령은 창조 세계 안에 깃든 하느님이시기에 하느님의 초월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내재를 깊이 체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태신학을 정립하면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다른 종교와의 대화와 협력이다. 다른 종교와의 대화는 요즘과 같은 종교 간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서로의 이해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지만, 특히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나가고자 할 때 더욱 필요한 것이다. 자연에 깃든 신비,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로운 삶은 아시아 종교들 안에서 더 발전하였고 그리스도교는 거기서 배워야 할 것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힌두교는 자연에 대한 유기체적 세계관을 가르치고 있고, 불교는 비폭력원리와 단순한 생활을 강조하고 있다. 유교는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고, 도교는 자연의 리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니면서 인간은 그 자연 리듬을 따라 살아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스도교는 아시아 종교와의 대화 및 협력을 통해서 그리스도교의 환경신학과 환경윤리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태문제를 앞에 두고 종교간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중요한 것이 Forum on Religion and Ecology이다. 메어리 에버린 터커(Mary Evelyn Tucker)와 존 그림(John Grim)이 주관하여 하버드 대학교에서 개최한 것으로 1996년부터 1998년까지 각 종교와 생태문제를 가지고 연구한 후 그 결과로 각 종교와 생태라는 주제로 총 10권의 책이 출판되었다.

 생태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신학적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생태영성의 정립이다. 생태신학이 논리적 접근이라면 생태영성은 체험적 접근이다. 생태영성은 대체로 두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나는 우주 속에 깃든 신성을 체험하는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삶의 방식을 바꾸는 실천적 방향이다. 생태영성은 자연이 지닌 종교적 의미를 되살려야 하고 자연 안에 깃든 신성을 체험하도록 이끌어준다. 매튜 폭스가 주장하는 창조 영성이 여기에 해당된다. 폭스는 그동안 그리스도교가 지나치게 구원 중심적인 영성이었던 점을 비판하고 창조를 긍정하는 창조 중심의 영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창조영성에 의하면 창조세계 안에는 하느님의 뜻 즉 하느님의 창조질서가 그대로 새겨져 있고 하느님이 손길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생태영성의 두 번째 방향은 행복의 기준을 물질적 만족에서 정신적 기쁨으로 바꾸는 생활실천운동이다. 현대 물질문명은 행복의 기준을 많이 소유하고 소비하는 데에서 찾도록 우리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 만족이 아니라 정신적 풍요로움에 있다. 여기서 필요와 탐욕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물질적인 소유의 한계를 줄인다면 우리들 활동의 많은 부분이 줄어들고 많은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정신적 풍요를 누리기 위해 인격수양, 기도, 명상, 봉사, 사랑, 나눔 등을 실천해야 하며 이것들이 행복의 기준이고 인간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4. 맺는 말


 인류 생존을 위해 인간은 현재 생태위기를 극복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문명인 생태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 베리의 생태사상의 핵심주장이다. 그러기 위해 인류가 자연세계와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적절한 새로운 우주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생대가 끝나고 중생대가 시작하였듯이, 중생대가 끝나고 신생대가 시작하였듯이, 신생대 이후에는 생태대가 출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생태대는 인류의 문명사적 역사뿐만 아니라 지구 역사에서 볼 때 보다 진화된 문명형태이다. 베리는 생태대를 이루는 것이 우리 시대에 주어진 ‘위대한 과업(The Great Work)’이라고 선언한다. 그러나 이런 과업을 실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영성적 에너지와 세계적 연대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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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삶을 보다 전체적으로 만들고, 우리의 지구의 치유와 인간성 고양을 위한 비젼과 활동을 위해 제정된 바른생활상의 또 다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