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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를 걸어가는 소.............최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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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도 내 뜻에 의한 게 아니었듯이, 죽음도 마찬가지다.
어디 생사 뿐이랴. 우리네 삶 대부분이 내 뜻대로 되어가기보다
그렇지 않은 쪽으로 흘러감을 우리는 수없이 경험하지 않는가?
이렇듯 생도 사도 그 사이의 삶도 내 뜻대로 되어가는 게 아님을 알면서도
우린 끊임없이 모든 게 자기 뜻대로 되어가기를 갈망하며 살아간다.
제 뜻을 울켜잡고 살아가면서 누군가 거기에 작은 핀잔이라도
하면 얼굴빛부터 달라지는게 우리들이다.
일찍이 현자들은 삶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음을 터득했기에 제 뜻에 집착하지 말고 살아가라고 가르쳤다.
‘마음을 비우라’는 현자들의 가르침 안에 숨겨진 속내는
자기 의지대로 살려 아무리 발버둥 쳐 봤자 자기 속만 끓을 뿐이니
일찌감치 너의 뜻을 내려놓고 살아가라는 가르침에 다름 아닐 것이다.
예수님도 일찍이 이를 터득하셨음을 그분의 고백 안에서 엿볼 수 있다.
“아버지,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生이라는 글자는 牛와 一 이 합성된 것이라고 한다.
이는 소가 외나무를 건너갈 때 느끼는 위험과 두려움이 우리 삶에 늘 드리워 있다는 의미겠다.
자칫 잘못해서 허둥대면 외나무 다리에서 떨어질 수 있으니
지금 자신이 서 있는 그 자리를 직시하면서 마음을 비우고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는
가르침이 生 자 안에 담겨 있지 않나 싶다.
오늘도 한발 한발 조심스레 내딛으며 이 무언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겨본다.
2017.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