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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파도타기 (surf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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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0-09-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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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파도타기 (surfing)

 

갈수록 살아가는 게 녹록치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요즘, 안개짙은 날 돌길을 걷는 기분이다. 세상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하늘도 땅도 그 위에 서있는 사람들도 온통 회색빛으로 뒤덮힌 듯 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버겁게 느껴지는 것은 SNS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엄청난 량의 이야기들이다.

어떤 사건 하나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많은 얘기들이 쏟아진다. 그 속에서 진실된 소식은 무언지 가려내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어떤 기준으로 그 담론들의 참됨과 거짓을 가려내어 판단해야 할지 때로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들을 자신의 잣대로 판단한다. 한번 뇌리에 박힌 생각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잣대로 상대를 판단하며 그를 질타하거나 감싸거나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벌어지는 왜곡된 해석들은 그와 관련된 다른 상대마저 싸잡아 판단해버리게 만든다. 이렇듯 우리는 판단의 오류라는 끝없는 죄악의 소굴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대부분의 종교는 인간의 삶에 드리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그 문제의 해결방향을 제시해 주고자 한다. 보통 신을 상정하는 종교전통에서는 신께 의탁함으로써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본래 나약하고 죄성으로 가득 차 있으니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온전히 의탁하고 바라는 일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음을 고백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불교는 신을 상정하지 않고 삶의 문제를 해결해 보려 한다. 그러러면 인간 안에 그럴만한 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대승기신론>에서는 중생의 마음속에 그 힘이 있다고 말한다. 곧 중생심은 나약하여 생멸하는 측면만 있는게 아니라 불생불멸의 측면이 있다고 말이다. 다시 말해 중생심 속에는 생멸하는 심생멸심 뿐 아니라 불생불멸하는 심진여심도 있다는 것이다.여기서 말하는 불생불멸이란 영원불변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신을 상정하는 종교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럼 진여를 불생불멸이라고 한 것은 무슨 의미인가? 그건 바로 실체론적 사유에서 벗어나 무상 무아의 관점에서 존재를 바라볼 때 존재의 실상은 생하지도 멸하지도 않는 불생불멸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불교가 바라보는 존재의 실상이다. 본래 생함도 멸함도 없고 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유를 자각한 자야말로 깨달은 자, 해탈한 자이며 자유로운 자라고 말한다.

붓다는 중생인 우리들이 겪는 고통을 문제삼았고 이를 해결할 지혜를 키우도록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 파묻히지 않고 파도타는 능력을 배워 익히는데 있다는 것이다.

파도는 누구에게나 바다에 몸을 맡길 기회를 허락하지 않고 준비된 자에게만 파도를 탈 수 있도록 허락한다는 점이다. 파도를 타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일단 파도에 대한 공포심을 가져선 안된다. 공포심은 두려운 마음에서 시작된다. 물공포증처럼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겪는 일들은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현실들이라 두려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 멀리서 다가오는 파도에 맞춰 재빨리 서핑보드위로 몸을 일으키듯 파도를 타고 앞으로 나아갈 순간을 준비한다. 바다위에서 서핑보드로 파도를 타기 위해서는 미리 나아갈 방향으로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거센 파도로 인해 서핑보드 위에서 넘어지고 깊은 물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 순간순간의 경험을 배우고 다시 실행해 보는 것이 필요하리라.

서핑시 새로운 파도를 끊임없이 만나듯 우리네 일상도 두려운 도전의 연속이다 몰아치는 파도에 넘어지고 쓰러지더라도 내가 바라보는 시선으로 의미있는 일을 하나씩 실행하는 순간들이 모여 새로운 길이 생겨날 것이다. 그러면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생멸하는 파도 속으로 빠지지 않고 파도에 올라타려면 매일 우리는 세상의 파도를 맞이하며 살아가야 한다. 때로는 집체만한 태풍으로 다가와 온통 나를 뒤흔들어 놓기도 하고 세찬 비바람까지 동반하여 흠뻑 젖어버리기도 하겠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면 생멸하는 파도 역시 불생불멸하는 물임을 알아야 한다. 생멸과 불생불멸의 공존 속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살아갈 줄 아는 지혜 그것이 바로 세상의 파도타기 지혜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