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글우리가 함께 오를 언덕 21.01.26
- 다음글존재의 환각 20.09.18
팬텀싱어 라포엠
페이지 정보

본문
팬텀싱어 라포엠
올 여름 즈음에 시작한 팬텀싱어3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함께 화음을 맞추기 위해 남의 소리를 귀담아 들으며 노래부르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또 노래가사에 감정을 싣기 위해 몰입하는 모습도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싱어들의 노래를 듣는 것도 즐거웠지만 그에 대한 심사평도 감동을 더해주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가장 중요한 라운드에서 힘을 쓰고 도드라짐을 고민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화음을 만들까를 진지하게 고민하신 모습이 숙연하게 느껴진 무대였다”라는 심사평은 부르는 그들의 진정성을 엿보게 한 대목이기도 했다.
많은 노래 중 테너 박기훈, 베이스 구본수, 테너 유채훈가 부른 사라 맥라클란의 ‘Angel’이 기억에 남는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절망적인 순간에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뜻을 담았다는 이 노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들은 오직 피아노 한 대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아 불렀다. 세 명이 만들어낸 화음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숨죽이게 만들었다. 이런 화음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그들의 간절함이 담긴 무대에 프로듀서들도 감동해서 “이런 무대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행복한 순간이었다. 제가 ‘팬텀싱어’ 무대에서 들었던 가장 섬세한 하모니였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프로듀서 중 한 분은 테너 유채훈을 지목하면서 “영화 감독님들이 대화하는 걸 들은 적 있는데 송강호의 위대함은 원톱보다는 ‘밀양’에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엄청난 존재감을 가진 배우가 자신의 존재감을 주조연급으로 줄일 수 있는 건 송강호 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며 “오늘 그런 능력치를 본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팬텀싱어3’ 우승팀은 라포엠(LA POEM)팀에게 돌아갔는데 이 팀은 ‘팬텀싱어 최초’ 정통 카운터테너(counter tenor)가 포함된 성악 어벤져스 팀이다. 프랑스어로 자유로움을 뜻하는 ‘라 보엠’(La boheme)과 영어로 시를 뜻하는 ‘포엠’(Poem)을 합쳐 만들었다는 팀명처럼 ‘자유롭게 음악하면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 한 편의 시를 들려주듯 그런 음악을 하는 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들이 결승에서 부른 자우림의 ‘샤이닝’ 가사가 좋아 여기 적어본다.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나를 받아줄 그곳이 있을까
가난한 나의 영혼을
숨기려 하지 않아도
나를 안아줄 사람이 있을까
목마른 가슴 위로 태양은 타오르네
내게도 날개가 있어
날아갈 수 있을까
별이 내리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바보처럼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서있네
이 가슴 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
바람 부는 세상에 나 홀로 서있네
풀리지 않는 의문들
정답이 없는 질문들
나를 채워줄 그 무엇이 있을까
이유도 없는 외로움
살아 있다는 괴로움
나를 안아줄 사람이 있을까
목마른 가슴 위로 태양은 타오르네
내게도 날개가 있어
날아갈 수 있을까
별이 내리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바보처럼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서있네
이 가슴 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
바람 부는 세상에 나 홀로 서있네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나를 받아줄 그곳이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