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민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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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연구

『생태문제에 종교가 답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화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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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15-03-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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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제에 종교가 답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화 두 번째 이야기


머리말


씨튼연구원이 종교대화 활동을 해온 지 올해로 21년을 맞이한다. 작년에 연구원은 스무돌을 맞아 한국불교 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하나뿐인 지구-생태문제와 종교간 대화 」라는 주제로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종교대화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이 참으로 의미 있게 다가오면서 그간 종교인 모임이 가능하도록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20여 년간 이어온 종교인 모임의 회원은 5대 종단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대학에 몸담고 계신 교수님들로 구성되어 왔다. 처음 10년간은 교의적 차원에서 종교간 대화가 이루어져 왔고 2004년부터는 생태문제를 주제로 모임을 이어 왔다. 교의적 차원에서 해온 종교대화는 이웃종교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서로 돈독한 친분관계를 맺게 해 주었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종교적 입장이 분명한 종교인들의 대화가 지닐 수밖에 없는 한계 또한 느낄 수 있었다.(초기 10년간의 종교인 모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화 』라는 제목으로 운주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보다 구체적인 현실 문제를 가지고 종교대화를 함으로써 현대사회의 문제에 대한 종교적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2004년부터 10여 년간 생태문제를 갖고 종교대화를 해온 연유이다. 그간 종교인 모임에서는 현대 생태이론 그리고 각 종교를 통해 본 생태적 관점들을 중심으로 토론해 왔는데, 그간에 읽은 논문과 책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Environmental Ethics(ed. Andrew Light and Holmes Rolston III) 안에서 클레어 파머의 「환경윤리개관」, 폴 테일러의 「자연 존중의 윤리」, 브라이언, 노튼의 「환경윤리와 온건한 인간중심주의 」, 존 캅의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경제질서를 향하여 」, 카렌 워렌의 「생태학적 여성주의와 생태계 생태학 」,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 머레이 북친의 『휴머니즘의 옹호 』, 하버드세계종교연구소가 편찬한 『불교와 생태학』.『유교와 생태학 』.『도교와 생태학 』 중 논문 6개, 샐리 맥페 이그의 『기후변화와 신학의 재구성 』, 토마스 베리의 『위대한 과업 』, 「복잡계 이론 」, 에코포럼 편 『생태적 상호 의존성과 인간의 욕망 』 중 「생태학에서의 시스템과 상호 의존성 」과 「자연 속에 숨은 질서 」, 그레고리 베이트슨의 『마음의 생태학 』, 재닌 M. 베니어스의 『생체모방』,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등이다.


이 책은 위의 논문과 책들을 중심으로 그간 논의해 온 종교간 대화를 정리, 녹취한 것이다. 생태를 주제로 한 종교인 모임은 2008년부터 일부 교체가 이루어져 새로운 회원들이 토론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간 수고해 주신 김승혜 수녀님, 최근덕 관장님, 길희성 교수님, 종범 스님, 해주 스님이 떠나셨고, 기존의 양은용 교수님, 이정배 교수님, 최일범 교수님, 전현식 교수님, 송용민 신부님, 최복희 교수님과 저를 포함하여 미산 스님, 심원 스님, 김종욱 교수님, 이규성 신부님, 고시용 교수님이 합세하셨다. 따라서 이 책은 초창기 회원과의 대화와 후반에는 새로운 멤버들이 합세하여 이루어진 대화가 함께 실려 있다.


이 책은 크게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에서는 현대 생태학 담론 중에서도 대표적인 논문인 클레어 파머의 「환경윤리개관 」과폴 테일러의 「자연 존중의 윤리 」를 중심으로 그간의 생태적 담론에 대해 토론했다. 서구학자들의 환경윤리적 관점을 개관하고 논의하면서 메타윤리학적으로 접근하는 생태 이론들이 지닌 한계점도 드러났다. 결국 생태문제는 종교적, 문화적 맥락을 떠난 철학적 사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구체적인 실천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점에서 각 종교전통이 지닌 자연에 대한 규범적 윤리를 강조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함을 느끼게 하였다. 그래서 보다 구체적으로 각 종교의 생태적 관점에서 생태위기의 해법에 대해 논의해 보자는 취지에서 제2장부터는 각 종교의 생태적 관점을 살펴보기로 했다.


2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논의된 폴 테일러의 생명 중심적 전망에 대해서는 인간 중심적 환경윤리와의 상충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이루어졌다. 또 사회생태학자인 머레이 북친의 『휴머니즘의 옹호』를 중심으로 한 토론에서는 북친의 입장에 대한 학자들 간의 견해 차이가 흥미롭게 돋보인다. 이성의 재주술화를 주장한 북친의 입장을 강한 인간중심주의로 보는가 하면, 그의 문제의식이 미국사회 전반적으로 흐르는 영성만능주의가 지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과 휴머니즘의 재마법화를 통해 생태위기를 극복해야 할 인간의 주체성 회복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2장부터 5장까지는 각 종단별-불교 .유교.도교.그리스도교- 관점에 대해서 함께 논의해 보았다. 제2장에서는 생태학과 불교의 대화를 주제로, 인도불교 남방불교 일본불교의 관점에서 불교와 생태학의 이론적 .방법론적인 쟁점들에 대해 토론했다. 연기론을 중심으로 한 불교적 사유가 무조건 자연친화적이고 생명 중심적이라고 보

는 견해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펼쳐졌는데, 이는 실제로 불교 수행의 목적은 자연 그 자체에 있기보다 인간의 마음 수행에 있기에 불교를 무조건 자연친화적이라고 보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였다. 이런 점에서 불교는 연기적 세계관을 지녔기 때문에 가장 생태적이라고 말해 왔으나 단지 거기에만 만족하고 만다면 불교가 과연 생태윤리에 기여할 수 있겠는가, 라는 점에 강한 문제의식도 제기되었다. 실제적으로 현 불교계 안에서도 과연 불교가 생태문제에 얼마나 적극 투신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도 이를 반증해준다. 이와 관련하여 환경윤리에 있어 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해라, 혹은 하지 말라 ’는 지침만으로 이루어진 의무나 권리의 환경윤리보다는 덕을 지닌 인격적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덕의 윤리”가 중요하다고 보는 관점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덕의 윤리와 관련하여 제3장에서는 초기 유교로부터 신유학에 이르기까지 유교의 전반적인 사유를 통한 환경윤리에 대해 살펴보았다. 유교의 생태적 관점은 인간중심주의의 입장이지만 이는 서구 그리스도교가 지닌 인간중심주의와 구별된다는 점에서 약한 인간중심주의로 구별된다. 유교적 사유에는 인 仁을 동식물을 비롯한 만물로 확장하여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신유학에 이르러서는 만물일체萬物一體를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약한 인간중심주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유교의 생태적 관점을 북친의 사회생태학적 관점과 연관지어 보고자 하는 관점도 있다. 이렇듯 유교의 입장을 인간중심주의적 관점으로 보든, 사회생태학적 관점에서 보든, 분명한 건 선진유학이건 신유학이건 인간이 논의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유교의 생태적 관점은 무엇보다 그 논의의 중심에 인간의 책임문제를 묻고 있으며 이를 감응문제와도 연관지어 논의가 진행되었다.


제4장에서 다룬 생태학과 도교의 대화는 「도교 생태학: 내면의 변화로 초대-초기 도교 교단의 계율 연구 」, 「『음부경』의 삼재상도 三才相盜사상」, 「『태평경』의 도교적 중화개념: 자연재앙에 대한 인간의 책임」이라는 세 논문을 중심으로 토론해 보았다. 쉬뻬르는 도교의 계율이나 이념이 개인적 차원의 자기완성을 통한 영성적 생태학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문제는 개인적 생태영성을 어떻게 사회와 지구

를 변화시키기 위해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다. 도교를 통한 생태적 해법을 찾는다면 그것은 도교적 수행을 통한 접근이 아닐까 싶다. 물론 개인 수행이 지구적 생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방법이 될 수 있겠는가에 대한 논의는 비단 도교의 문제만이 아니라 종교일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개인 윤리와 사회 윤리의 병행 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그것이다. 사실 환경문제는 개인의 윤리적 결단

이나 정화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제도적 문제와 맞물려있다. 아무리 개인이 도덕적으로 살고자 노력해도 그렇게 살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적 구조 앞에서 우리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생태문제야말로 개인의 내적 역량과 사회적 역량이 함께 만나야 해결 가능한 줄탁동시적 관점이 절실히 필요하다.


제5장 ‘생태학과 그리스도교의 대화 ’에서는 샐리 멕페이그의 『기후변화와 신학의 재구성 』과 토마스 베리의 『위대한 과업 』을 중심으로 토론해 왔다. 멕페이그는 지구온난화의 문제를 신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그리스도교 신학의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생태문제를 현 경제모델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 그는 생태위기를 극복하려면 신고전주의 경제모델에서 벗어나 생태 경제모델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태 경제모델의 관점에서 볼 때 그리스도교의 기본교리들(하나님과 세계, 그리스도와 구원, 인간의 삶과 제자직)도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신고전주의 모델은 세계와 외부적으로 관계를 맺고 멀리 계시는 초월적 신관을 지지하는 데 반해, 생태 경제모델의 신관은 이 세상에 철저하게 현존하여 피조물의 고통

과 기쁨에 참여하는 내재적 현존의 신관을 제시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톨릭의 대표적 생태신학자인 토마스 베리는 현대 생태계의 위기 상황에 대한 원인 규명과 그 극복을 위해 과학과 종교의 만남 및 동양 종교의 자연친화적인 세계관을 통한 종합적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베리는 생태위기에 놓인 인간이 해야 할 ‘위대한 과업 ’ 수행을 위해 이제까지 인류가 생태계 위기에 대응해 온 전통적인 방식에 대한 패러다임의 총체적인 변화가 요구된다고 본다. 이를 위해 현 신생대가 지닌 가부장적 체계, 곧 인간과 자연을 지배와 피지배라는 관계로 바라보는 체제의 총체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정치, 경제, 대학, 종교 분야에서 생태위기 극복을 위해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정치, 경제 분야에서는 이미 일어난 위기에 대한 대처방안을 모색하고, 대학과 종교는 예방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토마스 베리가 제시하듯 생태위기적 대안을 위한 큰 그림도 필요하지만, 생태위기 극복에 있어 무엇보다도 절실한 건 우리 각자가 구체적으로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생태적 실천을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각 종교가 어떻게 현대인의 윤리의식과 영성을 새롭게 각성시킬 것인가에 대한 이 책의 논의는 생태위기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곱씹어볼 필요가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그간 종교인 모임에서 발제와 토론에 참여해 주신 모든 회원님들과, 대화 내용을 채록 .정리해주신 이윤미 박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학자들의 종교대화이기에 자칫 대중성의 문제를 염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화 』 제1권에 이어 이번 책도 쾌히 출판해 주신 운주사 사장님과 편집 담당자님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2014년 11월

씨튼연구원에서

최현민